리플·SEC의 1억 2,500만 달러 벌금 감경 요청, 뉴욕 법원 기각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Ripple)이 공동으로 제출한 금지명령 철회 및 1억 2,500만 달러 규모의 민사 벌금 감경 요청이 아날리사 토레스(Analisa Torres) 판사에 의해 기각됐다.

• 토레스 판사는 이번 사건이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비공개 합의로 해결될 수 없다고 밝혔다.

• 또한 그는 규제 당국의 입장 변화보다 공익이 더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판결 소식 이후 리플(XRP)은 목요일 기준 3%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리플-SEC 소송 계속… 토레스 판사, 금지명령 해제 제안 기각

아날리사 토레스(Analisa Torres) 판사는 목요일(현지시간) 제출된 SEC와 리플의 공동 제안을 기각하며, 리플에 부과된 1억 2,500만 달러의 민사 벌금을 감경하거나 회사에 대한 금지명령을 해제하려는 시도를 일축했다.

토레스 판사는 6월 12일 제출된 공동 요청서에서 제안된 영구 금지명령 해제 및 벌금 5,000만 달러로 감액 후, 나머지 7,500만 달러를 리플에 반환하는 방안에 대해 “법원이 설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 요청은 양측이 수년간 이어진 법적 분쟁을 종결하고 향후 소송 및 항소 절차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리플과 SEC의 법적 분쟁은 2020년 12월 SEC가 리플이 XRP 토큰을 통해 미등록 증권을 판매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2023년 토레스 판사는 리플이 기관 투자자 대상 판매에 한해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으며, 리플은 2024년 1억 2,500만 달러의 민사 벌금을 부과받았다. 한편, SEC의 부당이득 환수(disgorgement) 요청은 기각됐고, 이에 SEC는 항소를 제기했으며 리플도 반항소를 제기한 바 있다.

이후 SEC의 행정부 변화로 암호화폐 규제 접근 방식이 수정되면서, 양측은 항소를 철회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토레스 판사는 "사법부의 판결은 당사자 간 합의로 뒤집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법원의 판단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공익 또는 사법 절차보다 우선하는 예외적 사유가 존재해야 하며, 현재 양측은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SEC는 공동 제안 사유로 새 행정부 하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접근 방식을 변경했으며, 이를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를 신설하고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일부 소송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전 SEC 위원장이 사임하고 폴 앳킨스(Paul Atkins) 신임 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SEC는 암호화폐에 보다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토레스 판사는 “이러한 규제 기조 변화만으로 기존 판결을 뒤집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SEC가 철회한 여타 암호화폐 관련 소송 중 대부분은 실제 제재 조치가 없거나 법원 판결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토레스 판사는 SEC와 리플이 기존 항소를 유지하거나 철회할 수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법원이 리플의 법적 책임을 면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리플의 최고법률책임자(CLO) 스튜어트 알데로티(Stuart Alderoty)는 이날 X(구 트위터)를 통해 “양측의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XRP는 여전히 증권이 아니라는 법적 지위가 유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