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dingKey - 미 동부 시간 기준 7월 23일, 엔비디아( NVDA)와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서비스 기업인 앰코 테크놀로지( AMKR)가 약 15억 달러 규모의 다년 패키징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소식에 힘입어 앰코의 주가는 목요일 시간 외 거래에서 12% 이상 상승했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앰코는 금요일 장 시작 전 거래에서 9% 이상 올랐다.

[출처: TradingView]
이번 계약에 따라 엔비디아는 앰코가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신설 첨단 패키징 공장 생산 능력을 확장할 수 있도록 선급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의 첫 번째 제조동은 2027년 중반 완공될 예정이며, 2028년 초 본격적인 생산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앰코는 이 건설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 '반도체 및 과학법(CHIPS법)'에 의거해 미국 상무부로부터 승인받은 최대 4억 달러 규모의 직접 보조금을 확보했다.
양사 간 협력은 고밀도 인터커넥트 및 차세대 이종 집적 등 첨단 패키징 기술에 집중되어 있으며, 서로 다른 공정으로 제작된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하여 고대역폭과 저전력을 요구하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기술적 방향은 CoWoS와 같은 2.5D/3D 첨단 패키징 범주에 속한다.
지난 2년 동안 CoWoS 생산 능력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주요 병목 구간 중 하나였다. TSMC( TSM)가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고객사의 수요를 동시에 충족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앰코와의 파트너십은 엔비디아가 TSMC 외부에 제2의 패키징 공급처를 마련하고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핵심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엔비디아가 '제2의 패키징 공급처'를 모색하는 것이 TSMC를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앰코와 TSMC는 애리조나 내 첨단 패키징 협력을 심화하기 위해 지난 2026년 6월 10년짜리 협력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앰코의 애리조나 공장이 단순히 TSMC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 측면에서 TSMC의 웨이퍼 팹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뜻한다.
앰코는 미국 최대의 반도체 패키징 기업이자, 2.5D/3D 첨단 패키징 역량을 갖춘 몇 안 되는 독립 반도체 후공정(OSAT) 업체 중 하나다. 이번 애리조나 신규 공장이 가동되면 미국은 사상 최초로 자국 내에 대규모 첨단 패키징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되며, 이로써 웨이퍼 제조부터 패키징 및 테스트(후공정)에 이르는 마지막 연결고리를 완성하게 된다.
엔비디아 입장에서 15억 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은 1,000억 달러가 넘는 AI 반도체 매출 규모에 비하면 일부에 불과하지만, 그 전략적 중요성은 매우 크다. 향후 수년간의 첨단 패키징 생산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단일 공급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거래는 AI 반도체 분야에서 첨단 패키징이 차지하는 지대한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반도체의 성능 향상은 더 이상 단순한 미세 공정 전환에만 의존하지 않으며, 패키징이 대역폭, 전력 소모, 비용 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가 선제적으로 제2의 패키징 공급처를 확보한 것은 첨단 패키징 역량이 웨이퍼 팹을 넘어 독립 OSAT 업체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앰코는 AI 반도체 첨단 패키징 공급망 내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질 수 있게 되었다.
다만 계약 체결부터 양산까지 약 2년의 램프업(생산량 증대)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가동 시작 후 앰코의 생산 능력이 엔비디아의 수율 및 성능 기준을 안정적으로 충족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이번 계약이 TSMC의 타이트한 CoWoS 생산 능력 공급 부족을 즉각적으로 해소하기 어렵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번 협력은 집중형 공급망에서 다변화된 공급망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