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dingKey - 앤스로픽(Anthropic)이 추진 가능성이 있는 기업공개(IPO)에 대비해 보다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자 회전신용한도를 1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초 앤스로픽의 조달 목표액은 약 100억 달러였으나, 복수의 은행이 대출 약정액을 늘려 향후 IPO에서 더욱 주도적인 주간사 역할을 확보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은행에 약 12억 5,000만 달러, 2순위 은행에 약 10억 달러, 기타 참여 은행에는 7억 5,000만 달러 이하의 대출 약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전신용은 일반적으로 기업의 예비 유동성 수단으로 활용되며, 신디케이트론에서의 약정 규모와 순위는 향후 주요 자본시장 거래 시 수수료 배분 및 역할 부여와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전략은 이미 시장 전례가 있다. 스페이스X(SpaceX)는 IPO 불과 한 달 전 회전신용한도를 15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대폭 확대했으며, 최종 인수 신디케이트는 신용공여 참여 은행들과 크게 겹쳤다. 기업 입장에서 상장 전 신용 한도를 늘리는 것은 운전자금을 보충하고 재무제표를 최적화하는 한편, 핵심 투자은행을 사전에 확보해 IPO 기업가치를 방어하고 원활한 발행을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번 자금 조달이 확정되면 앤스로픽이 지난해 확보한 25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회전신용한도를 크게 상회하게 된다. 당시 참여 은행에는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스, 시티, 골드만삭스, 제이피모간, 캐나다왕립은행, MUFG 등이 포함됐다. 앤스로픽은 현재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제이피모간과 협력해 IPO를 추진 중이며 빠르면 올해 가을 자본시장에 상장될 수 있으나, 시기와 공모 규모, 기업가치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한편 앤스로픽은 AI 인프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앞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여러 은행이 앤스로픽의 텍사스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위해 구글이 보증하는 브릿지론과 회전신용한도 140억 달러를 포함해 약 150억 달러 규모의 부채 조달을 주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프로젝트 대출은 앤스로픽이 추진하는 자체 회전신용한도 확대 건과는 별개의 자금 조달 구조다.
이러한 자본 운용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은 펀더멘털의 폭발적인 성장이다. 앤스로픽의 연환산 매출(run rate)은 지난 7월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배 급증한 65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앤스로픽이 현금을 소진하는 스타트업에서 벗어나 고평가 대형 IPO를 뒷받침할 수 있을 만큼 규모의 수익성을 갖춘 성숙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더 넓은 산업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AI 주기가 견인하는 자본시장 회복의 단적인 예다. 올해 미국 증시의 IPO 조달 금액은 2,570억 달러로 고점을 회복하며 2021년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으며, 선도 AI 기업들이 이러한 상장 붐의 절대적인 주축을 이루고 있다.
동종 업계 경쟁사들의 행보 역시 이러한 흐름을 입증한다. 오픈AI(OpenAI) 역시 같은 기간 뱅크오브아메리카를 동원해 신용 공여 틀을 확대함으로써 이용 가능한 자금을 50억 달러 이상으로 늘렸다. 두 선도적인 대형 모델 개발사가 풍부한 자본을 비축하는 동시에 상업화에 속도를 냄에 따라 AI 분야의 경쟁은 펀더멘털과 재무적 실력을 모두 겨루는 새로운 경쟁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